식사와 다이어트

신장이 하나뿐인 내가 단백질 보충제를 먹지 않는 이유

나는 어머니에게 신장을 하나 기증했다. 한번 망가진 신장은 회복할 수 없기에 단백질 보충제보다 음식을 씹어 먹는 쪽을 선택했다.

거북왕
단백질 쉐이크 대신 달걀과 두부가 놓인 식탁을 선택하는 거북이

나는 어머니에게 신장을 하나 기증했다. 지금 내 몸에는 신장이 하나뿐이다.

신장 기증자는 신장 하나로도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다. 남은 신장이 부족한 기능을 대신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장은 간처럼 다시 자라지 않는다. 한번 망가진 신장은 회복할 수 없다. 남은 신장까지 잃으면 투석이나 신장 이식이 필요하다.

그래서 나는 신장에 좋다는 것을 더 먹기보다, 신장에 부담이 될 수 있는 것을 피하려고 한다.

단백질 보충제도 먹지 않는다.

단백질 보충제는 먹지 않아도 된다

단백질은 반드시 필요하다. 근육과 피부, 혈액, 효소와 호르몬을 만드는 재료다.

하지만 필요한 영양소라는 말이 많이 먹을수록 좋다는 뜻은 아니다.

한국 성인은 평소 식사를 통해서도 상당한 양의 단백질을 먹고 있다. 달걀과 두부, 콩, 생선, 고기에도 단백질이 들어 있다. 밥과 면, 채소에도 적은 양이지만 단백질이 있다.

운동하는 사람도 무한정 많이 먹을 필요는 없다. 저항운동과 단백질 보충 효과를 분석한 연구에서는 하루 단백질 섭취량이 체중 1kg당 약 1.6g을 넘으면 근육 증가 효과가 더 커지지 않았다.

더 먹어도 근육이 더 생기지 않는다면, 나는 하나뿐인 신장에 추가로 일을 시킬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연구 결과가 엇갈리면 조심하는 쪽을 택한다

건강한 사람이 고단백 식사를 해도 신장 기능이 나빠지지 않았다는 연구가 있다.

반대편에는 고단백 식사가 사구체의 압력을 높이고 과여과를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가 있다. 신장이 더 많은 혈액을 거르도록 계속 몰아붙이면 장기적으로 신장 기능 저하를 앞당길 수 있다는 우려다.

하지만 고단백 식사가 안전하다는 연구는 대부분 기간이 짧다. 수십 년 동안 계속 먹었을 때 하나뿐인 신장이 어떻게 되는지는 충분히 확인되지 않았다.

한번 망가진 신장은 회복할 수 없다. 장기간의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았다면 나는 먹지 않는다.

신장이 하나인 사람에게 ‘건강한 성인’ 연구는 충분하지 않다

신장 하나를 기증하면 전체 신장 조직의 양이 줄어든다. 남은 신장은 더 많은 일을 맡고, 그에 맞춰 여과 기능도 높아진다.

미국 국립당뇨병·소화기·신장질환연구소는 신장이 하나뿐이어도 특별한 식단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대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소금을 과하게 먹지 않으며, 체중과 혈압을 관리하도록 안내한다.

단일 신장을 가진 사람의 고단백 식사를 다룬 의학 논문은 더 보수적이다. 신장 하나로 살아가는 사람에게는 과도한 단백질 섭취를 피하라는 의견이 제시되어 있다. 하지만 기증자를 대상으로 한 장기간의 식사 연구는 아직 부족하다.

나에게는 남은 신장을 대신할 여분이 없다. 일반인에게 괜찮을 수 있다는 말만 믿고 고단백 식사를 시험하지 않는다.

스포츠영양학과 신장 의학은 보는 방향이 다르다

스포츠영양학은 운동 능력과 회복, 근육 증가를 중심으로 단백질을 연구한다. 신장 의학은 수십 년 뒤에도 신장 기능을 지킬 수 있는지를 본다.

목적이 다르니 같은 연구를 보고도 권고가 달라질 수 있다.

국제스포츠영양학회(ISSN)는 스포츠영양과 보충제 연구를 주요 활동으로 삼고 있으며 공식적으로 기업 후원을 모집한다. 학회는 후원이 제품에 대한 보증이나 추천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다.

보충제를 판매하는 기업이 후원하는 학회의 권고를 읽을 때는 누가 연구비를 내고, 누가 이익을 얻는지도 함께 봐야 한다.

반면 신장학 지침은 신장 기능이 떨어졌거나 진행 위험이 있는 사람에게 고단백 식사를 피하라고 권한다. KDIGO 2024 지침은 만성콩팥병이 있는 성인에게 체중 1kg당 하루 1.3g을 넘는 단백질 섭취를 피하도록 안내한다.

나는 단백질 제품을 팔아야 할 이유가 없다. 하나뿐인 신장을 오래 지켜야 할 이유는 분명하다.

갈아 마시면 너무 많은 양을 쉽게 먹게 된다

달걀 세 개와 닭가슴살, 과일과 채소를 접시에 놓고 먹으면 시간이 걸린다. 계속 씹다 보면 배가 차고, 다 먹기 전에 수저를 놓을 수도 있다.

같은 음식을 믹서에 갈면 몇 분 만에 마실 수 있다. 단백질 분말은 물에 타서 더 빠르게 넘길 수 있다.

갈아 마시면 원래라면 먹기 어려운 양도 짧은 시간에 몸 안으로 들어간다. 천천히 먹으면서 멈출 기회도 사라진다.

천천히 씹어 먹으면 음식이 조금씩 위로 들어간다. 식사 중간에 배가 찼는지 느낄 시간도 생긴다. 많은 양을 한꺼번에 먹지 않게 만드는 가장 간단한 방법이다.

나는 단백질을 얼마나 빨리 흡수할 수 있는지 경쟁하고 싶지 않다. 필요한 만큼을 천천히 먹고 싶다.

보충제에는 단백질만 들어 있지 않다

단백질 보충제의 원재료명을 보면 단백질 원료 외에도 향료와 감미료, 증점제, 유화제, 색소 등이 들어간 제품이 많다.

하지만 달걀 한 개를 먹는 데 바닐라 향과 감미료, 증점제는 필요하지 않다. 두부와 콩, 생선을 먹을 때도 복잡한 원재료명을 확인할 필요가 없다.

미국 FDA도 보충제는 일반 음식이나 의약품과 다르게 관리된다고 설명한다. 보충제는 판매 전에 FDA가 안전성과 효과를 승인하지 않으며, 제품의 안전과 표시 내용은 우선 제조사가 책임진다.

나는 굳이 필요하지 않은 제품을 먹으면서 어떤 첨가물이 들었는지 매번 확인하고 싶지 않다.

김종국도 통풍을 피하지 못했다

김종국은 누구보다 운동과 식단을 철저하게 관리하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닭가슴살과 과일, 채소, 견과류를 한꺼번에 갈아 만든 대용량 쉐이크도 방송에서 소개됐다.

그런 김종국도 2017년 방송에서 통풍으로 다리가 부었다고 밝혔다.

통풍에는 유전과 체중, 음주, 신장 기능, 육류와 해산물의 퓨린 섭취 등이 함께 영향을 준다. 운동을 열심히 하고 몸이 좋아 보여도, 특정 영양소를 과하게 먹는 식사가 몸 전체의 건강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단백질은 음식으로 천천히 먹는다

나는 단백질을 피하지 않는다. 보충제로 몰아서 먹지 않을 뿐이다.

  • 달걀을 삶아 먹는다.
  • 두부와 콩을 반찬으로 먹는다.
  • 생선과 고기는 다른 반찬과 함께 적당히 먹는다.
  • 한입을 오래 씹고 식사에 충분한 시간을 쓴다.

음식으로 먹으면 단백질뿐 아니라 지방과 비타민, 무기질과 식이섬유도 함께 먹을 수 있다. 식사량을 눈으로 보고 배가 찼을 때 멈출 수도 있다.

신장이 두 개인 사람은 하나를 잃어도 살아갈 수 있다. 신장이 하나인 나에게는 다음이 없다.

그래서 나는 불확실한 이득을 위해 하나뿐인 신장을 걸지 않는다. 단백질은 보충제가 아니라 평범한 음식으로, 천천히 씹어 먹는다.


근거와 참고 자료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일반적인 건강 정보를 담고 있으며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신장이 하나뿐이거나 신장 기능이 떨어져 있다면 단백질 섭취량을 임의로 정하지 말고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세요.

※ 이 글의 한번 망가진 신장은 회복할 수 없다는 문장은 만성적으로 손상되어 기능이 소실된 신장을 말합니다. 탈수나 감염, 약물 등으로 발생한 급성 신장 손상은 원인을 치료하면 일부 또는 전부 회복되는 경우가 있습니다.